국립고궁박물관이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를 대상으로 왕실 유산 실물을 직접 조사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에 제공된 유산은 조선 시대 왕실 복식과 관련된 유물로, 곤룡포, 복건, 누비 저고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곤룡포는 붉은 바탕에 금색 용 문양의 흉배가 부착된 의복으로, 왕이 입었던 대표적인 예복이다. 곤룡포의 흉배 부분은 정교한 금실 자수로 용이 수놓아져 있으며, 그 자수본도 함께 공개되었다.
복건은 왕자나 왕세자 등이 착용하던 관모로, 검은색 바탕에 금박으로 다양한 길상 문양과 한자 문구가 찍혀 있다. 특히 '수복강녕(壽福康寧)'과 같은 문자는 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양을 새기는 데 사용된 문양판도 함께 전시되어 전통 인쇄 기법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누비 저고리는 어린이용으로 추정되며, 초록색 몸통과 붉은 소매, 파란색 고름이 조화를 이루는 전통 복식이다. 고운 누빔 기법으로 제작된 이 저고리는 당시 복식의 섬세한 기술 수준을 보여준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러한 유산을 직접 관찰하고 조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통기술의 원형 보존과 계승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참여한 전승자들은 유물의 제작 방식과 문양 등을 면밀히 살펴보며 전통기술 계승에 필요한 실제 감각을 체득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전통문화의 실질적 계승을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