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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왕실 부패에 대한 언론인 처형, 국제 언론 단체 규탄
  • 최득진 주필
  • 등록 2025-06-17 16:35:06
  • 수정 2025-06-17 16: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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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언론 단체 “언론 자유에 대한 정면 도전”
  • 야세르, 왕실 부패·인권 문제 고발 후 7년간 구금, 고문
  • 국제사회·세계 각국, 긴급 시위와 규탄 성명 이어져

♦ 사우디아라비아가 처형한 투르키 야세르(Turki Jasser) 기자(사진=AP)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왕실 부패를 고발해온 언론인 투르키 야세르가 사형을 당하며, 국제사회가 언론 자유에 대한 전례 없는 도전이라며 강력한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UN, EU, 주요 인권 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사우디 정부에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국제 비영리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저명한 언론인의 처형에 대해 극도의 분노를 표한다”며 사우디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CPJ에 따르면 투르키 야세르는 중동의 여성 인권,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 사우디 왕실의 부패 문제를 지역 언론과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보도해왔다.


야세르는 2018년 당시 트위터(현 X)에 사우디 왕실 내 부패 의혹을 폭로하는 글을 게시한 직후 체포됐다. 이후 그는 반역, 외국 세력과의 공모, 국가 안보 위협 혐의로 기소됐고 7년간 구금 생활을 이어왔다. CPJ는 “야세르는 재판 과정에서 가족이나 변호인 접견조차 허용되지 않았으며, 구금 기간 동안 신체적·정신적 고문을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국제 비영리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투르키 야세르는 단지 진실을 말한 죄로 죽음을 당했다”며 “이번 처형은 언론의 자유와 인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사우디 정부는 언론인을 처형함으로써 국제인권규범을 심각히 위반했다”며 “구금 중인 모든 언론인과 활동가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EU 집행위원회도 긴급 논평에서 “야세르의 죽음은 사우디의 인권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드러내는 비극적 사례”라며, 향후 EU-사우디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언론인을 향한 폭력과 탄압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사우디 정부에 야세르 처형 경위에 대한 투명한 조사와 설명을 촉구했다. LA, 파리,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긴급 규탄 시위가 열렸고, “진실을 말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언론의 자유를 살려라”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번 사건은 언론 자유와 인권 수호를 외쳐온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당국은 야세르 사형 직후 언론인에 대한 27건의 폭력과 억압 사례를 규탄하며 LA 등 주요 도시에서 긴급 시위를 벌였다. LA 시위대는 “진실을 말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언론의 자유를 살려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사우디 정부를 규탄했다.


국제 언론 단체들과 인권 단체들은 사우디 정부에 야세르 사형 집행의 책임을 묻고, 자국 내 구금 중인 언론인과 활동가들에 대한 즉각적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투르키 야세르의 죽음은 언론 자유가 결코 당연하지 않으며, 여전히 권위주의적 권력이 이를 억누르는 현실을 극명히 보여준다. 국제사회가 이 사건을 계기로 언론인 보호와 인권 수호를 위한 연대와 행동을 강화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 “언론의 자유가 피로 얼룩졌다” UN·EU 긴급 성명

  • 야세르 처형, 세계 언론인 연대 촉구하는 기폭제로

  • 전 세계 언론인 10명 중 1명 구금 상태…‘언론 자유 후퇴’ 통계 경고


국제언론인연맹(IFJ)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에서 구금 중인 언론인은 360명 이상이며, 이는 10년 전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약 40%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구금돼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언론인 탄압 지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언론인보호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68명의 언론인이 직무 수행 중 살해됐고, 100명 이상이 폭력과 협박을 경험했다. 전문가들은 “언론 자유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후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투르키 야세르의 죽음은 단지 한 언론인의 비극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여전히 전 세계 곳곳에서 위협받고 있음을 상징한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언론인 보호와 표현의 자유 수호를 위한 공동 대응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언론의 자유는 단순한 권리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마지막 방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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